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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착한 인재` 보다 `위험한 도전 경험자` 선호
◆세계지식포럼 D-8…톰 피터스에 듣는다◆
제8회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석할 톰 피터스는 "한국이 또 다른 부(富)의 기적을 일구려면 과거 경제성장기에 지녔던 도전정신을 가져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부 대기업이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해서 위험 관리에만 치중한다면 미래가 어둡다는 주장이다.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면서 혁신에 나설 때 미래 부가 창출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그는 최근 미국 내 취업시장에서는 과거와 달리 중견기업 경험자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도전의식이 그만큼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올해 세계지식포럼 대주제는 `부의 창조, 그리고 아시아 시대(Wealth Creation & Asia)다. 부 창조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중견기업(middle sized company)이 미래 부 창출의 주역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경제에 참여하려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 이제 케냐 브라질 등과 같은 신흥국가가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과 경쟁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가세하면서 국가 간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혁신이 최우선과제다. 그렇지만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 혁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대기업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중견기업은 민첩하게 반응하며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기업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대기업이 만드는 제품 품질은 좋아질 수 있다. 그렇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관료주의 관행이 심해진다. 또 위험 감수(risk taking)에 대한 걱정도 커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장애물 때문에 대기업들이 혁신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이에 비해 중견기업들은 과감한 도전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MS는 컴퓨터 회사 대표 격인 IBM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중견기업에 불과했지만 혁신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했다. 최근 렌터카로 기아차를 이용했다. 기아차는 작은 기업은 아니지만 도요타처럼 큰 회사도 아니다. 혁신을 통해 브랜드, 제품 품질 개선에 성공한다면 미국과 같은 `바쁜(busy)`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항상 상대적으로 틈새시장은 열려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로 중견기업들이 부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위험 감수자(risk taker)`로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취업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 미국 취업시장에선 중견기업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중견기업 경험이 없다면 `인상적(impressive)`으로 보지 않는다.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도전 의식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이제 `위험 감수자`를 고용하려고 한다. 말만 잘 듣는 사람들은 이제 인기가 없다.
－한국 중견기업들은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나 일본이 아니다. 바로 독일이다. 이는 수많은 중견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흔히 독일이라고 하면 벤츠 지멘스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수천 개 독일 중견기업들은 글로벌 회사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물론 중견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가기 쉽지만은 않다. 독일은 중견기업의 `뛰어난 소질(excellence)` 역사가 길다. 이 때문에 한국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독일 중견기업 경영진에게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은 바로 `태도(attitude)`다. 글로벌 회사로 도약한 독일 중견기업 경영진은 스스로 그들이 글로벌 회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태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견기업들로선 우선적으로 선택적인(selective) 전략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6개월 내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하면 곤란하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초점을 맞추며 브랜드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어떻게 가치를 높이느냐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혁신에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들은 디자인, 최첨단 전자제품 등을 가미하면서 전체적인 `자동차 가치`를 높였다. 같이 생각해 보자. 한국 자동차가 중국 자동차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비용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톰 피터스는 경영학계 `구루(Guru) 중 구루`로 꼽히는 톰 피터스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 `미래를 경영하라`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펴내 명성을 얻었다. 수준 높은 경영지식과 뛰어난 화술로 청중을 사로잡는 명(名)연설가로 알려져 있다. 세계지식포럼에서도 청중과 무대를 오가며 무선 마이크를 활용한 독특한 강연기법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천지는 그를 `경영의 스승`이라 평했고, 이코노미스트지는 그에게 `철학적 스승`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비즈니스위크는 그의 새로운 시각에 대해 "사업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최악의 악몽"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1942년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그는 66년에 베트남 전에 참전하기도 했으며, 74년부터 81년까지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서 파트너로 일했다. 이후 그는 톰피터스 컴퍼니라는 경영 컨설팅 업체를 설립해 그의 새로운 시각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17일 세계지식포럼 개막총회에서 특별 강연을 열어 `리스크 속에서 살아남는 혁신가의 길`을 주제로 자신만의 시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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