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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 전지혁명 / 전지기술 놀라운 진화◆
2025년 8월 27일. 서울의 한 단독주택에 사는 주부 김 모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거실에 설치된 축전지 계기판부터 살펴본다. 계기판에서 에너지 잔량을 확인하고 오늘 태양광발전을 통해 비축할 전력이 얼마나 될지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집에서 쓰는 청소용 로봇이나 전자제품은 전기코드가 필요없다. 한 번만 충전하면 며칠씩 쓸 수 있는 배터리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밤새 충전된 전기자동차를 타고 출근한다. 몇 년 전 구입한 전기자동차 가격은 휘발유 자동차의 반값에 불과했다. 배터리 가격을 제외한 덕분이다. 그 대신 배터리 사용료를 자동차회사에 낸다. 해외 출장을 떠날 때도 1회 충전으로 열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넷북과 휴대폰을 소지한다.
2차전지 산업이 머지않은 미래에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글로벌 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을 필두로 자동차 부품산업, 에너지, ITㆍ전자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역사는 1860년대로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인 시장 개척은 1990년대 일본 소니가 리튬이온을 활용한 소형 2차전지를 IT 제품에 장착하면서 시작됐다. 대용량 배터리 양산 기술이 부족한 탓에 다른 산업군에 적용하기 힘든 상태가 한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로 사용할 정도로 기술 혁신이 이뤄지면서 2차전지가 글로벌 산업 전체에 `패러다임 시프트`를 가져올 방아쇠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산업 패러다임이 바뀐다
= 최근 2차전지 응용 분야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GM이 2010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양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BMW, 폭스바겐,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일제히 전기차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기존 시장이 글로벌 불황으로 위축된 데다 각국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것과 관련이 깊다. 전기자동차를 휘발유자동차와 별개 시장으로 소비자에게 인식시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 지형을 완전히 뒤바꾸는 `와해성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핵심 기술은 엔진이었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엔진 역할을 모터와 배터리가 대신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자동차가 우수한 배터리를 장착하는지가 성패를 가르게 된다. 또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의 절반 수준으로 부품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품 수급을 위한 수직계열화 중요성도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산업 진입 장벽은 크게 낮아질 수 있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디자인 중요성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다. 디자인에 강점을 지닌 명품 패션업체나 애플 등 IT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프라다나 아르마니, 애플이 만든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2차전지는 자동차뿐 아니라 에너지 산업 지형도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처럼 거대 전력회사 중심의 에너지 유통구조가 아니라 일반 기업이나 가정 등 소비자가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구조가 가능해질 수 있다. 2차전지 혁명으로 에너지 저장(Storage)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풍력, 태양광, 지열 등 대체에너지 산업 발전 속도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IT산업 역시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어지면 휴대 편의성을 강화한 혁신적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노트북PC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넷북`이 대표적 사례다. 휴대용 IT기기가 확산되면 무선인터넷 등 통신 산업이나 콘텐츠 산업도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배터리 용량이 확대되면 로봇 산업이나 군사용 무기 산업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 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
= 2차전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촉진하는 역할도 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회사는 배터리 값을 뺀 가격에 자동차를 판매한 뒤 주행거리에 따라 사용료를 청구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회사의 수익 기반은 마치 통신사처럼 소비자가 내는 요금이 될 수 있다.
이미 미국 기업 `배터 플레이스`는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휴대폰식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이스라엘 덴마크 일본 등에서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 렌탈 산업도 탄생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가정에 에너지 저장용 2차전지를 대여한 뒤 사용료를 청구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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